스무살 어머니 / 정채봉 저
류머티스 관절염으로 침상에 못박혀서 15년째 살아오고 있다는 스무 살 처녀의
글을 읽었습니다. 하루 내내 누워서 밖을 바라보며 캘린더 속에서 막연히 봄을 맞고
보내고 여름을 맞고 보내고. 이제 또 봄이 와서 닫아 두었던 방문을 열어 본다고 하였습니다
울타리 가에 피어난 노오란 개나리꽃, 텃밭 언덕에서 자기 나이보다 더 오래 서 있는 듯한
대루나무도 옅은 초록의 잎을 튀우고, 거기에서 정답게 우짖고 있는 두 마리의 까치를 보았다고 하였습니다
파랗게 풀물이 오른 방줏길로 웃음을 날리며 달려가는 아이들도 보고 있노라고 하였습니다
이분은 독백하고 있었지요
" 아, 나도 저렇게 달려 봤으면 ...." 하고
그러니까 이분은 이 세상에 태어나서 한번도 달려 본 기억이 없는 것입니다
아니, 마음대로 어디 나들이 한번 제대로 한 적이 없을 것입니다
그런데도 이분은 또박또박 적고 있었습니다
' 이 세상은 꼭 한 번 와 볼 만한 아름다운 곳이고, 인생은 또한 살아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'
나의 기도
바람 부는 날, 비 오는 날, 재수 없는 날, 슬픈 날을 함께 주시지 않던가요?
우리는 이런 고난이 껍데기 속의 영혼을 깨우는 배려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
새해 아침에
새해에는 그 알량한 체면 불구하고 가족끼리, 친구끼리 장난이라도 치면서 키들키들 웃으며 삽시다
그것은 동심을 회복하는 처방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기별에 포함시켰습니다
장난꾸러기 어른이 되었다는 당신의 답신을 기다리며
간절한 삶
'요즘은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고 있어요
살고 있다는 것이 지금처럼 감사하게 느껴진 적이 없어요
세상의 모든 것이 사랑스럽고, 곱게 보여요
하다 못해 굳어버린 내 두 다리까지 이뻐 보여요'
'살고 싶다는 말은 안하겠어요
단지 조금만, 조금만 더 오래 있고 싶어요
아직 난 너무 어린데 조금만 더 이 세상에 섞여 있고 싶어요'
'밤에 잠을 자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세요?
전 요즈음 밤이고 낮이고 잠을 자고 싶지 않아요
내가 깨어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잘 수가 없어요
시간이 너무 아까워요 혹시 눈을 감고 자다가 다음날 아침에 눈이 안 떨어질까봐 겁이나
잠을 잘 수가 없어요'
이렇게 생은 간절한 것을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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